오늘날 정보의 개념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견해가 있으나, 이는 일반적으로 '어떠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문제해결에 필요한 자료를 수집, 저장, 분석 활용하여 불확실성을 감소시키는 유용한 지식'을 말한다. 그런데 이러한 정보는 한 번 유출되는 경우 그 실용성과 가치가 현저히 저하된다. 따라서 정보수집을 위한 활동은 고도의 '비밀성'을 요한다.
프로 바둑기사 이세돌 9단과 구글 딥마인드의 AI(Artificial Intelligence: 인공지능)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와의 세기의 바둑대결은 알파고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알파고가 2년 전부터 국내·외에 흩어져 있는 수많은 바둑 기보를 입력하여 분석·가공함으로써 자체 학습 프로그램을 습득하였다는 사실은 지난 해 10월 유럽의 바둑 챔피언 판후이 2단과의 대국에서 드러나기 시작하였다.
정진홍 교수 |
이번 대국은 알파고가 1920개의 CPU(중앙처리장치)와 280개의 GPU(그래픽처리장치)를 갖추고 다양한 루트를 통해 수집된 정보를 분석·가공하여 절대적으로 정보의 우위에 서게 되는 불공정한 게임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하였다. 많은 전문가들이 매 대국마다 AI의 눈부신 발전에 대하여 각종 분석을 내놓았지만, 정작 알파고 측의 철저한 보안관리에 대해서는 중요하게 다루어지지 않았다. 알파고 측의 완벽한 보안대책으로 인하여 알파고와 이세돌과의 '정보력의 비대칭성'에 이 정도의 격차가 있을 줄은 미처 몰랐던 것이다.
알파고 제작사인 구글 딥마인드는 영국 본사의 위치에 어떠한 표시도 하지 않음으로써 외부인이 찾기 어려울 정도의 시설보안과 알파고 개발 연구원들에 대한 인원보안을 중요시 하였다. 특히 알파고 프로그램에 대한 해킹 등 외부 침입으로 발생할 수 있는 보안사고 가능성도 철저히 예방하였다.
큰 경기에 출전하는 선수들의 실력은 종이 한 장 차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막상막하다. 우리 바둑계도 한·중·일 간에 자존심을 건 바둑 종주국 싸움에서 벗어나 국제적인 안목을 갖춘 산업정보 보안 전문가를 확보하고, 더불어 관련 보안대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여태까지 보안의 역할은 내 것을 지키고 관리하는 수준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남의 것을 획득하고 분석·가공하여 맞춤형 정보로 창출하는 시대로서, '보안경영'이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변화하고 있다. 향후 있을 또 다른 세기의 바둑 대결을 위해서는 기획 단계에서부터 홍보와 관리 등 제반 운영에 있어서 '보안경영체계'를 도입, 구축해야 할 것이다.
법학박사 정진홍
서울과학종합대학원 산업보안MBA대학원장 jhjeong@assist.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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